울집 정원
난 울집 베란다를 사랑한다.
멀리 바라보면 산도 보이고..
앞집이 아파트가 아니라서 정겹다.
계단으로 앞집 아주머니가 물주는 광경을 종종 보는것도 즐겁다.
꽃을 좋아하는 나에게
꽃밭 역활을 해주는 베란다는
내가 힘들때 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해주는 곳이다.
가끔은 어이없게 죽어가는 화초들을 보면
씁슬하지만...
인생이 그러하듯...
화초도 나이를 먹는듯 하다.
몇년을 잘 버텨온 녀석들도
어느 하루에 가버리곤 하는적도 있다.
무엇이든 영원할수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름에 탁자를 밖으로 하나 빼주었다.
화분을 올려 놓던 의자도 잘 닦아
앉아서 커피한잔 정도는 즐길수 있게...
벽으로 보이는 지저분한것들도...
가릴겸.. 멋진 액자도 하나 놓았다.
내 방식의 카페인셈이다.
더 지저분한곳은 커피자루로 가릴것이다.
지저분한 커피자루도 낭만스러울때가 있으니 말이다.
호야가 잘 자라주어 좋다.
이곳에 앉아 시집을 읽는것도 행복한 일일것이다.
우리집에는 새도 있다.
비록 살아 있진 않아도...
난 좋다.
느낌은 충분하니까...
서양 채송화도
채송화답게 여린듯...이쁘다.
이놈들은 어느샌가 다 졌는가 싶음..
또 꽃망울을 터트리고...
재미있는 녀석이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녀석이다.
하얀 샤프란이 지면
쪼르르 봉우리가 올라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화초이다.
난종류인데... 전형적인 한복같은 느낌을 준다.
서양란보단 덜 화려해도..
내게 이보다 화려한것은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꾸는 꽃밭에서
갓 볶은 커피를 내려
차 한잔의 시간이
나에게 더 없는 행복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