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만 봐도 눈이 시원하다
울긋 붉긋 하려한 색채가 없어도
한폭의 동양화...
동양화의 멋이 바로 이거련가~
하루종일 같은 자리에 서 있어도 좋으리~
눈에 보이는 저 산들은
결코 외롭지 않게 하네.
구름이 몰려 오고~
뽀오얀 안개가 흩뿌리고~
검은 먹구름이 몰려와~
산자락을 덮어도~
말없이
그렇게 꿋꿋이 서있는
저 산.
한바탕 쏟아붓는 소낙비.
삶의 무게에 짓눌린 어깨
이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나이먹고 헤진 육신위에
흠뻑 내려라.
한바탕 쏟아져 내리는 소낙비야
내 모든것을 씻어주렴~
그동안 잡념도
미움도
아픔도
그럼
한결 맑아진 하늘을 닮을수 있으려나
한줄기 세찬 소낙비는
회색도시에서 온 플라스틱도
예쁘게 세수 시켰다.
예쁘게 세수한 나도
이제 매일같이 하늘보며
구름보며
잠자리 날개처럼 가볍게 날수 있으려나.
지리산 산자락엔
소박함이 묻어나는 행복이 있다.
연기를 솔솔 피우며
밥짓는 아내와
궂은일 마다않고
그녀를 든든히 지켜주는 씩씩한 남편이 있다.
둘이 먹고도 남아
나그네가 오면 인심 내어줄
넉넉한 된장이며...
고추장도 있다.
반들 반들 이쁜 항아리는
도자기 부럽지 않음을 뽐낸다.
가지가 보라색 꽃을 피우고
고추가 주렁 주렁 열려..
빨갛게 되어 갈때쯤이면...
토마토는 스무살 처녀 볼딱지처럼
탱탱히 빨갛게 물들고
방울 방울...
이 아이도 토마토라고..
애기 방울이 맛있다.
호박꽃을 닮은 오이꽃도..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고~
키 큰 옥수수는...
헝크러진 머리결을 자랑한다.
아침 일찍 나팔꽃이
일어나면~
소박한 밥상위엔 구수한 된장찌개가 오르는
어쩜... 이곳은
사람이 가장 사람답게 살수 있는곳이 아닐까?
추우면 따스하게 해줄 장작도 풍부하고
앉아만 있어도 건강해 질꺼 같은
흙방에서는...
방바닥에 배깔고
그동안 못다 읽은 책만 실컷 읽어도 좋으리~
방안 가득 들어온
초록이들과 함께~
봄메 말려둔
목련꽃 향을 맡으며
마시는 차맛이란!!
못다 부르고 간 님의 노래도
이 산자락에서 들으면
특별하다.
염소를 치던 시절~
염소를 부르던 종은 남아
아련한 추억이 되어
기억 저편 하얀 그리움이 되고
이름 모를 꽃들 가득한
산자락에서
산다는것은...
참 행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