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빛의 과거 - 은희경

秀니가그리운날엔 2020. 5. 28. 11:17

 제목: 빛의과거, 지은이: 은희경, 출판사: (주)문학과지성사, 출판년도: 초판2019.08.30.

 

<빛의 과거>는 1977년에서 2017년까지 여대의 기숙사에서 만난 여대생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다름’ 과 ‘섞임’ 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를 다룬 일기 같은 소설이였다.

40년을 오가며 그때의 시대적 사건과 상황속에서 삶을 관통하는 문장들과 함께 세월의

흐름속에 같은 상황속에서 자신이,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속에서 그동안 아는 자신이라고만

생각하며 살았던 자신의 낯설은 모습에 놀라운 경험을 한다.

이 소설의 작가 은희경은 집에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책꽂이에 한두권은 꽂혀 있을법한 유명 작가이다.

우리집에도 ‘비밀과 거짓말’, ‘소년을 위로해줘’등 몇권이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그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로서 2019년 늦여름에 7년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우리 주변 일상속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보편적인 패턴을 캐릭터화 해주고,

시대적, 공감적인 배경 역시 생생하게 형성화함으로서 1977년 그때의 기억을 소환한다.

주인공 김유경은 끊어진건 아니지만 밀착될 일도 없는, 간격이 불규칙한 점선같은 관계라고 표현하는 친구 김희진은

40년지기 친구이지만 친하지도 않은, 어쩌다 보니 우연이 겹쳐 인연이 이어진 점선같은 관계인 그녀가 작가로 데뷔하며 소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을 쓰면서 77년도 기숙사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 소설속에 등장하는 김유경 캐릭터는 김유경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였다.

소설은 1977년대의 사회적 분위기와 그속에서 하나의 섬과 같았던 여대생의 기숙사의 분위기,

그리고 그 기숙사 속에서 만났던 다양한 인물들을 묘사한다.

시골에서 상경해 서울 문화에도, 기숙사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어둡고 불안한 내면 갖고 있고 자기 감정과 욕구에 충실해 본적도 없고 더군다나 긴장을 하면 말을 더듬는

소극적인 김유정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그 이기적 편향을 신랄하게 꿰뚫어 보는 이는 바로 소설속의 소설을

쓴 작가 김희진이다.

이야기의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어떤 사건의 기승전결이 바뀌는 관심가는 기법으로 묘사를 한다.

편안한 전개 덕분에 읽기는 수월하나 긴장감, 반전 같은 흥분요소가 없어 자칫 밋밋하기도 하다.

그리고 전반부는 시간과 인물속에 혼란이 오는점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러지만 은희경작가의 주옥 같은 문장력은 그녀만의 매력속으로 빠지게 한다.

“우리는 장점의 도움으로 성취를 얻지만 약점의 만류로 인해 진정 원하던 것을 포기하거나 빼앗긴다,

어쩔 수 없이 약점은 삶의 결핍과 박탈을 관장한다. 어차피 우리는 같은 시간 안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었고, 우리에게 유성우의 밤은 같은 풍경이 아닐것이다.” 이 문장 하나로도 이 책을 소개하기에 내용상으로도

표현상으로도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을 읽다보면 누구에게나 있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타인이 생각하는 나에 대해서 폐기할순 없어도 누구나 자신의 과거는 편집하거나 유기할수 있지만,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수 있다는 소설의 주제가 던지는 메시지이다.

과거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다름과 섞임은 모든 인간관계에 존재하고 있다.

그 속에서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해야 하는 영원한 과제일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너무도 옛날 이야기다.... 너무도 오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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